[책소개]이영경 작가가 그린 아름다운 티베트 민화
가난한 양치기가 초원에서 만난 토끼에게 음식을 나누어 줍니다. 그렇게 100일을 하자 토끼가 노인이 되는데, 노인은 하늘에 사는 하늘님이었어요. 노인의 덕으로 양치기는 동물의 말을 알아듣게 됩니다. 티베트의 민화를 이영경 작가의 장중하고 아름다운 그림으로 표현한 그림책입니다.
[상세이미지][출판사 서평]『수호의 하얀말』처럼 감동적인 티베트 민화
『왕이 된 양치기』는 오랫동안 독자들에게 사랑받아 온 몽골 민화 그림책 『수호의 하얀말』처럼 감동적이고 의미 있는 작품이다. 주인공 양치기 소년은 지주의 집에서 생활하며 매일 같이 초원으로 양들을 데리고 나가 풀을 뜯긴다. 그리고 자신이 먹을 것도 넉넉하지 않음에도, 초원에서 만난 토끼에게 짬빠를 나눠 준다. 토끼는 매일매일 소년을 찾아오고, 100일째 되던 날 토끼가 노인으로 변한다. 노인은 자신이 실은 악마 때문에 토끼로 변한 하늘님이었는데 착한 소년 덕에 다시 돌아올 수 있었다며 고마워한다. 그리고 보답으로 어떤 선물을 원하는지 묻는다. 소년은 하루 종일 양하고만 지내는 자신 같은 양치기한테 보물은 필요 없다며, 그저 이야기 상대가 필요하니 외롭지 않도록 동물의 말을 알아들을 수 있게 해 달라고 부탁한다. 동물의 이야기를 알아들을 수 있게 된 소년은 그날 밤, 설날에 늙은 양을 잡아먹겠다고 이야기하는 지주 부부의 대화를 듣는다. 그리고 슬퍼하는 늙은 양과 아기 양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 자신의 운명을 감지한 늙은 양은 아기 양에게 무리 속에서 엄마 없이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눈물을 흘리며 이야기한다. 그 대화를 듣게 된 소년은 한 가지 결심을 한다. 엄마 양과 아기 양을 데리고 지주의 집에서 도망쳐 나오기로.
세계의 민화를 통해 익히는 풍습과 문화
『왕이 된 양치기』에서 양치기 소년이 토끼와 나눠 먹는 것은 짬빠이다. 짬빠는 티베트의 전통 음식으로 보릿가루로 만든다. 그림책을 보며 아이들은 티베트의 광활한 초원과 양떼를 모는 양치기의 모습 그리고 티베트 사람들이 먹는 음식에 대해 알 수 있다. 티베트 사람들이 입는 옷과 사는 집의 모습 또한 볼 수 있다. 단순히 재미있는 이야기를 읽는 데서 그치는 게 아니라 민화 그림책을 통해 그 나라의 문화를 배울 수 있는 것이다.
이 책이 갖고 있는 매력은 전통적인 이야기에서 오는 보편성에도 있다. 착한 일을 하여 동물의 말을 알아들을 수 있게 된 사람이 지혜를 발휘해 문제를 해결하고 복을 받는다는 스토리는 우리 전래동화에도 있는 이야기이다. 『호랑이가 준 보자기』라는 우리나라 옛이야기 그림책에도 비슷한 이야기가 나온다. 두 그림책을 함께 보면 각각의 이야기가 펼쳐지는 배경과 문화가 어떻게 다른지 느낄 수 있다. 텍스트를 읽는 것만으로는 알 수 없는, 그림책만이 갖고 있는 힘과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티베트 초원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영경 작가의 장중하고 아름다운 일러스트
『왕이 된 양치기』는 티베트의 민화를 다룬 그림책이고 외국에서 먼저 출간된 그림책이지만 우리나라의 이영경 작가가 그림을 그렸다. 『아씨방 일곱 동무』 『넉 점 반』으로 본인만의 그림책 세계를 보여 준 이영경 작가는 『왕이 된 양치기』를 통해 또 한 번 아름답고 장중한 그림을 독자들에게 선사한다. 작가의 섬세하고 따뜻한 그림이 티베트 초원과 갖가지 동물들의 세계, 왕궁을 배경으로 펼쳐진다. 그림책 독자들은 인물의 의상이나 동작, 자연 배경과 소품 등을 보며 이야기 너머 더욱 풍부한 세계를 구경할 수 있다. 공감할 수 있는 감동적 이야기와 힘 있는 그림이 합쳐진 『왕이 된 양치기』를 통해 그림책의 매력에 빠져 보자.